김애령

바람 잘 날 없는 세상
왜 사느냐고 물어보지 마세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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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 불던 그 어느 날 우리 임 가고 나니
산천은 의구하나 쓸쓸하기 그지없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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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나야 누나
사람이 찾아왔는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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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구와 달 사이가
멀고도 멀다지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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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닐 몇 장 펄럭이고
목을 빼 더듬어보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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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 멀어 안 오시나
밤 늦어 못 오시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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잊는다고는 말자 만나자고는 말자
마음이 흘러간 뒤 정은 흘러 무엇하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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태화강에 쪽빛물결이 넘실거리는데
십리대밭 숲속 걸어가며 꿈을 키우던 곳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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잊어버리자고
바다 기슭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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